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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관련 서적 9

레이 님

 


포스팅은 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읽고는 있었던 미술책들. 이 카테고리에는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 것 같군요. 사실 여기 쓴 것 말고도 <중세의 가을에서 거닐다>도 있습니다만, 이 책은 좀더 꼼꼼히 읽고 나서 포스팅하고 싶어서 일단은 제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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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여자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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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여자는 위험하다>의 인기에 힘입어 출간된 책이 아닌가 싶네요. 물론 그래서 퀄리티가 낮다는 의미는 아닙니다만. 저는 춤추는 사람들에게 매혹되면서도 실제로 추어 본 적은 거의 없는 인간이지만, 신체를 움직여 정신을 표현하는 무용은 인간의 본원에 가장 가깝게 닿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음악과 미술 또한 마찬가지지만 무용은 다른 도구가 필요하지 않고(봉춤 이런 건 제외-_-) 온연히 자기 자신만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무용을 여타 예술과 차별화시키죠. 이 책 또한 무용과 춤의 자기 표현적 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남자에 의해 그려지고 사진 찍힌 여자들의 춤추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보니 유혹이라는 측면에 어느 정도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리고 책읽는 여자와는 다르게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공격성이 느껴져서 느낌이 색다르더군요. 보통 춤추는 여자의 그림이라면 떠오르는 드가의 발레리나와 세기말의 유디트, 물랭루즈의 무희들뿐 아니라 무용가들의 사진들도 많이 다루고 있요. 전 무용가라면 이사도라 덩컨과 안나 파블로바밖에 잘 모르긴 하는데(무식;) 흑백 사진 속의 그녀들은 참말로 아름답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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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화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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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시각으로 그림을 바라보았다는 측면에서는 이 전에 많이 발간된 문국진씨의 <명화와 의학의 만남> 등과 뿌리를 같이 하고 있지 않나 싶더군요. 하지만 그보다 훨씬 재미가 있었던 것이, 물감과 종이 등 그림의 재료에 관련해서 화학의 발전이 그림의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가를 보여주고 있어서 호오- 싶더라고요.
예전에는 화실 안에서 안료를 섞어 물감을 만들었고 외부로 가지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에 화실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으나, 19세기 들어 발명된 튜브로 인해 직접 밖에 나가서 빛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었던 결과로 탄생한 것이 인상주의 작품들이라는 식으로요. 거기에는 프리즘의 발명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캔버스 위에 여러 가지 색으로 한 가지 색을 표현해내고자 하는 아이디어 자체가 프리즘을 통한 색의 분해로 인해 가능했기 때문이지요. 그 밖에도 위험물질을 안료로 쓰다가 죽음을 당한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프레스코화와 템페라화에 관한 이야기 및 색깔을 뽑아내는 과정에 관한 에피소드들도 들어 있습니다. 그림 자체가 아니라 그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과학에 관한 글이라 재미있더군요. 화학이 주제이긴 하지만 어려운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으니 한 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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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그림으로 읽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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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마자 「어머 이건 봐야 해」(...) 싶었던 책인데, 생각보다 재미있진 않더군요. 크크. 하지만 재미와는 별도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셰익스피어 희곡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사실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대강의 내용과 결말을 알고 있고 주인공들 이름을 알며 자주 인용되는 인용구 몇몇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야 널렸지만 의외로 영문학도들 중에서도 셰익스피어를 읽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내가 다닌 학교만 그랬나;;) 생각해 보면 그 정도만 알아도 교양으로선 크게 부족한 게 없긴 하지만(?) 정식으로 읽어보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이 책은 괜찮은 선택입니다.
일단 비극, 희극, 사극이 다 포함되어 있는 점이 만족스럽고 적절하게 배치된 작지만 질좋은 도판이 삽화의 역할을 해 주고 있어 (소설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낯선 형태의) 희곡을 읽을 때의 지루함을 좀 덜어주기도 하지요. 아무래도 등장하는 그림들 중에 유명작은 라파엘 전파의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그리 없지만 다들 희곡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좋은 그림들입니다. 왠지 고등학생 대상 논술서같긴 하지만(쿨럭) '감상포인트' 등의 길잡이도 제시해 주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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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의 빛 - 시인이 말하는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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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호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렇다고 화가 이름이 딱 박힌 소개서를 읽기는 싫고 해서 다른 종류의 글을 찾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마크 스트랜드라는 계관 시인(계관 시인이 아직도 있군요, 왠지 이 직업(?)은 워즈워스와 테니슨 이후로 사라졌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이 호퍼의 그림에 관해 쓴 글로, 차분하고 단순하면서도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호퍼의 그림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알랭 드 보통이 쓴 호퍼의 그림에 관한 글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읽은 지가 좀 오래되어서 세밀한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는 게 아쉽네요. :p

명화 속의 삶과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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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꽤 기대를 걸었는데 그저 그런 내용, 조금 뻔한 그림들이 많아서 실망했네요. 그냥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긴 합니다만 의외성을 띤 작품 선택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다시 읽고 싶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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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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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왠지 미술 관련 서적이라기보다는 가십 거리 기사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긴 하는데 - 책의 질이 낮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제와 소재에 있어서 말입니다;; - 그래도 역시 재미있습니다.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뮤즈들의 이야기는 꽤나 불편하면서도(뮤즈라는 이름으로 낭비되거나 착취당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들으면 또 흥미진진한 법인데, 역시 남의 연애사라 그런 걸까요. 클클.
한국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가인 조지아 오키프와 스티글리츠로 시작하여 고야와 알바 공작부인, 오노 요코와 존 레논,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클림트와 에밀리 플뢰게, 모딜리아니와 잔느 에뷔테른, 고갱과 타히티 소녀, 달리와 갈라 등의 목록이 줄줄 이어져요. 화가와 모델 혹은 뮤즈 등을 다룬 수많은 여타 책들과 비교해 딱히 새로울 것도 없지만 왠지 이 책은 읽어내려가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문체의 문제인지 단지 당시의 제 기분과 잘 맞아떨어져서인지 모르겠네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책입니다. 내게도 영감을 줄 뮤즈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뮤즈라는 건 하늘에서 옛다, 하면서 뚝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발견해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타인들은 미처 알아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거기서 영감을 얻는 거죠. 결국은 스스로에게 달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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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8 12:30 2008/12/18 12:30
Posted by AR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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